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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취미

이육사 절정(絶頂) 독립운동가/시인

[이육사 李陸史]
본명: 원록(祿) 또는 원삼()



[1943년대 이육사]




  [1930년대 후반 이육사] 

 

 

 육사는 1904년 음력 4월 4일 경상북도 안동에서 이퇴계의 14대손으로 태어났다. 이 시절 선비의 자녀들이 대개 그러했듯이 육사도 다섯 살 때 할아버지에게서 한문을 배우는 등 어린 시절에는 전통적인 한학을 공부했다. 그러다가 할아버지가 맡고 있던 보문의숙(寶文義塾)에 다니기 시작한 열두 살 이후(1905) 백학서원을 거쳐(19세) 일본에 건너가 일년 남짓 머물렀던 스무 살(1923) 무렵까지는 한학과 함께 주로 새로운 학문을 익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그는 1925년에 폭력도 서슴지 않던 항일투쟁단체인 의열단에 가입하여 독립운동의 대열에 참여한다. 6·10만세사건이 일어난 1926년 북경에 갔다가 다음해 귀국한 그는 장진홍 의사가 일으킨 대구은행 폭파사건의 피의자로 붙들려 형님 및 동생과 함께 옥에 갇혔다가 장진홍 의사가 잡힘으로 석방되었지만 같은 해 10월 광주학생사건이 터지자 또 예비검속되기도 한다. 1931년 북경으로 다시 건너간 육사는 이듬해 조선군관학교 국민정부군사위원회 간부훈련반에 들어가서 두 해 뒤에 조선군관학교 제 1기생으로 졸업한다. 그는 이 시절에 북경대학 사회학과에서 공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언제 대학을 졸업했는지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다. 1943년 일본 형사대에 붙잡혀 해방을 일년 남짓 앞둔 1944년 1월 북경의 감옥에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는 무려 열일곱 번이나 옥살이를 했다. 육사(陸史)라는 그의 아호는 그가 스물네 살 되던 해인 1927년 처음으로 감옥에 갇혔을 때의 그이 죄수번호가 264번이어서 그것을 소리나는 대로 적은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 전해지고 있다.육사는 투쟁론의 입장에 선 독립운동가이며 또한 일제 강점기의 대표적 저항시인이다. 1933년 신조선에 [황혼]을 발표하며 등단하였으나 작품 수가 많지 않고 문단활동도 별로 하지 않았다. 시대의 질곡(일본의 식민통치)에 대결하는 강인한 정신을 정제된 시형식으로 표현한 점이 그의 시가 지닌 특징이다. 유고시집으로 육사시집(1946)이 있다.



 


[이육사 문학관(경북 안동)] http://www.264.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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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특히 이육사가 익숙한 이유는 교과서에서 몇차례 접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사회: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지킨 사람들"
중3학년 1학기 국어의 제 4단원: '읽기와 토의' 단원 (1)'지사의 길, 시인의 길'
중학교 3학년 1학기 국어 8단원: '청포도'
고등학교 1학년 국어 : '광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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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絶頂)

매운 계절(季節)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北方)으로 힙쓸러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高原)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을 끓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럴매 눈 감아 생각해 볼 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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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의 시 '절정(絶頂)'에 대하여

▶ 각 연의 결구 처리 : '오다', '서다','없다','보다' 등의 용언의 기본형으로 처리하고 있는 이유는 시상의 연결과 개방적인 의지의 표출을 드러내기 위해서 이다.

▶ 시의 짜임새가 견고해 보이는 이유 : 4단 구성의 완결성

▶ 구성 : 쫓겨옴(1연) → 극한 상황(2연) → 구체화(3연) → 비극적 초월(4연- 변증법적 극복 과정)

▶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개 : 은유. 겨울과 강철의 매서움과 단단함이라는 복합 심상이 '무지개'와 결합하여 유미적 빛깔로 승화되고 있다. '겨울'의 이미지는 어두운 일제 치하의 현실을, '강철'은 광물성 이미지를 통한 저항 의식을 보여주며, '무지개'는 역설적 이미지를 통해 꿈과 희망을 암시한다.

▶ 겨울(억압적 현실) - 무지개(현실 초월의 이상 세계)

▶ 시상 전개의 차이 
    광야 : 과거 → 현재 → 미래
    이 시 : 공간의 이동(북방 → 고원 → 서릿발 칼날진 그 위)

▶ 남성적 풍모를 보여주는 시어 : 매운, 채찍, 갈겨, 휩쓸려, 서릿발 칼날진 등

▶ 매운 계절의 채찍 : 공감각적 은유. 미각과 촉각을 결합하여 겨울의 추위로부터 오는 불안의식을 심화하고 있다.

▶ 서릿발 칼날진 : 서릿발과 칼날의 시적 효과가 서로 조응하여 매서움의 느낌을 강화시킨다.

 

▶ 시어의 상징성

 '매운 계절의 채찍'은 공감각적 은유로서 겨울의 모진 추위를 미각과 촉각을 결합하여 불안 의식을 심화하고 있다. '서릿발 칼날진'은 서릿발과 칼날의 효과적 조응으로 매서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개'라는 은유법은 겨울과 매서움과 단단함의 복합 심상이 '무지개'와 결합되어 유미적 빛깔로 승화되어 있다. 또한 '겨울'의 이미지는 어두운 일제 치하에 대한 현실 의식이고, '강철'은 광물성 이미지를 통한 저항 의식을 보여 주는데, 꿈과 희망을 암시하는 '무지개'라는 역설적 시어를 통하여 심미성을 부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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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사 시의 저항성

이육사는 일제 강점기의 현실을 극복하려 했던 대표적인 저항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저항시로서  그의 시는 무엇보다도 투철한 현실 인식과 강한 신념에서 비롯된다. 즉, 시간적으로는 아득한 천고와 미래의 사이, 공간적으로는 만물이 눈에 덮인 광야에 홀로 서 있는 극한 상황에서, 그를 구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장엄한 미래에 대한 기대뿐이다. 이러한 극명한 현실인식과 조국 역사의 미래에 대한 신념이 있었기에 자기 희생이 가능하였고, 저항적·지시적 결의가 가능하였던 것이다. '광야'에 드러난 강렬하고도 남성적인 시어들은 바로 이러한 주제 의식을 형상화 하기 위한 시인의 의도를 담고 있다.

 

▶ 육사 시의 문학사적 의의

육사 시가 갖는 우리 문학사, 특히 시사적 의미는 다음 몇 가지로 지적할 수 있다. 첫째, 1930년대 전반을 풍미하던 모더니즘의 비인간화 경향에 대한 비판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둘째, 고전적인 선비 의식과 한시의 영향으로 전통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셋째, 한국시에 남성적이고 대륙적인 입김을 불어넣었다.  넷째, 죽음을 초월한 저항 정신과 시를 통한 진정한 참여를 보여 주었다.  특히 넷째 측면은 윤동주의 시작과 함께 일제 말 우리 민족 문학의 공백기를 메워주는 중요한 성과라고 할 것이다.